2021. 4. 2. 00:17ㆍ제비클럽
제비클럽을 신청했다는 글을 며칠 전에 작성한 거 같은데, 어느새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 되었다니 믿기지 않아요. 마지막 주차 제비클럽 미션은 '함께 제비 하기'입니다. 제비로 살기 어려운 점을 공유하고, 즐겁고 좋은 것도 함께 공유하자고 서울 환경연합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비로 살면서 다시 한번 제가 소비하는 방식을 돌아보게 된듯해요. 사용하는 물품부터 먹는 것까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휴지 한 장이라도 이런 식으로 써도 괜찮지 않을까? 이게 환경을 위한 일이 아닐까?라는 물음표가 제 마음속에 둥둥 떠올랐어요. 그리고 실천하는 힘을 얻었어요. 제로웨이스트 상점에 방문하고, 미뤄왔던 비건의 삶도 실천하고, 제비클럽 지도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상점까지 가게 만든 것은 모두 제비클럽에 의해 실천하게 된 것이니, 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주었어요. 그렇게 제가 움직여 신청한 활동이 있는데요.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어떤 활동에 참가했는지 함께 지켜봐 주세요.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제가 참여한 활동은 바로 '화장품 용기 시민 모니터링 요원'입니다. 현재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알맹상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활동이에요. 지금도 신청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착순 마감이지만, 4월 9일까지 진행되는 활동이니, 신청서를 작성해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선착순 마감이 되었으면 연락이 가고, 선착순에 들었다면 연락이 오지 않고 날짜에 가까워졌을 때 작성하신 이메일로 활동에 관련하여 이메일이 옵니다. 자세한 것은 알맹상점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있는 링크를 참고하시고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알맹상점 게시글에도 자세히 내용이 적혀있어요. 관련해서 제가 기존에 작성해놓은 글도 링크를 올려놓을게요.
- 알맹상점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almang_market/
- 서울 알맹상점 화장품 용기 시민모니터링 요원 모집(~선착순 마감/ 4.1일부터 시작)
위의 링크를 참고하시면 자세한 내용을 아실 수 있지만, 정말 간단히 설명하자면 알맹상점이 전국의 제로웨이스트 상점이나, 많은 단체에서 화장품 용기를 택배로 받아 '화장품 어택'을 위해, 모인 화장품 용기를 하나하나씩 보면서 제조회사가 어디인지, 무슨 브랜드인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활용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을 하고 왔어요. 시민 모니터링 요원으로 참가하여 조사지를 입력하는 일을 했어요. 알맹상점뿐만아니라 전국의 제로웨이스트 상점이나 다른 곳에서도 화장품 용기 시민 모니터링 요원들이 작업하고 있는 것을 알맹상점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어요. 근데 여기서 잠깐, 화장품 어택이 무엇이냐 알맹상점 인스타그램에 올라와있는 사진을 첨부해서 같이 보기로 해요. 그리고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님께서 설명해주시는 유튜브 닷페이스 영상 링크 또한 첨부하겠습니다.
-닷페이스 화장품 어택
www.youtube.com/watch?v=y42OL-uhtUs
저는 화장품 용기 시민 모니터링 요원의 첫 날인 4월 1일에 신청을 했고, 오늘 다녀왔어요. 알맹상점이 여는 시간은 오후 2시인데 좀 더 이른 1시 40분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저를 포함한 4명의 여자분들과 함께했어요. 알맹상점을 올라오는 계단 옆에 있는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면 빈 공간이 나오는 데, 거기에 화장품 용기가 가득 담긴 박스들과 봉투들이 있었어요. 알맹상점에 계신 매니저님들께서 미리 선작업으로 분류해놓은 봉투도 있었어요. 저희는 먼저 설명을 듣고 분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참, 먼저 화장품 용기 시민 모니터링 요원의 준비물이 몇 가지가 있어요. 요즘 부쩍 날이 좋아져서 햇빛을 가릴 수 있는 넓은 모자를 가져오시면 좋을듯합니다. 그늘이 없는 곳에서 작업을 하느라 해가 지는 방향을 따라 자리를 옮겨 작업을 한 게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보조배터리를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화장품 하나당 한 개의 조사지를 입력해야 하는 데 생각보다 소요하는 시간도 많이 걸려서 아무리 배터리를 꽉 채워가도 쉴 새 없이 휴대폰을 사용하다 보니 작업을 다 끝냈더니 배터리가 20 정도 남아있었어요. 그리고 끈기와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이유는 어떤 식으로 진행했는지 아래에서 설명할게요.
화장품 용기 시민 모니터링은 이러합니다. 먼저 봉투에 가득 담긴 빈 화장품 용기중에 하나를 집어서 화장품 뒷면이나 아랫면을 잘 살펴보고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시면 돼요. 화장품 용기 시민 모니터링 참가자에게 발송되는 메일에 2021 화장품 어택, 시민 모니터링에 관한 조사지가 첨부되어있습니다. 매니저님의 교육내용을 꼼꼼히 잘 새겨듣고 (나중에도 계속 헷갈려서 계속, 정말 계속, 끝나는 시간까지 계속 물어봤어요) 하나라도 빠짐없이 입력해주시면 됩니다.
오래 걸리는 이유는 제조사명이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큰 회사 아래에 있는 다양한 이름의 회사들도 있고, 오늘 정말 아주 많은 화장품 회사를 보고 왔어요. 제조사명을 검색해서 어디에 속한 회사인지, 아니면 독립된 회사인지 찾아 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렸어요. 그리고 외국제품도 있다 보니 어려움을 겪기도 했어요. 어떤 기준으로 분류해야 하는지는 매니저님의 교육시간에 꼭꼭 잊지 말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계속 물어봐도 매니저님들께서 친절하시게 설명해주시고, 함께 고민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시민 모니터링 자료는 전문가가 아닌 시민이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재활용하는 여부와 다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 기준을 세워 진행했어요. 서로 물어보면서 그 기준에 부합하는지 논의해가며 열심히 활동했습니다. 4시간 동안 모니터링을 하면서 4명 모두 똑같이 느낀 점이 있었어요. 바로 '왜 이렇게 재활용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게 어려운 걸까?'였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재활용의 기준이 완벽하게 틀렸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집에서 제가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의 모양이 떠오르면서 모두 재활용이 불가능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많은 제품들이 재활용을 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그 기준을 제대로 모르는 제가 정말 이상하기도 했습니다. 왜 이렇게 어렵게 써놔서 재활용인지 아닌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일까. 왜 화장품 용기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페트 재질일 경우, 용기 본체에 직접 글씨가 새겨져 있으면 재활용이 불가능한데, 집는 화장품마다 용기 본체에 글씨가 새겨져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지금껏 화장품을 써온 제가. 그리고 이게 재활용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계속 생산해내는 화장품 회사들을 점점 이해할 수 없었어요.
정확한 개수를 세어보진 않았지만, 오늘 4명이서 그래도 많은 양의 모니터링 작업을 진행했는데, 제 기억 속 재활용이 가능한 화장품 용기는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듯해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어요. 중간중간 매니저님들과도 화장품 어택에 관련하여 이야기도 나누고, 왜 이 제품은 재활용이 될 수 없는가에 대해도 서로 답답해하며 시간이 흘렀어요. 간식시간도 가지고 정말 알찼던 4시간을 보내고 왔어요.
그리고 제비클럽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왔어요. 함께 요원을 하신 분 중에 제비클럽에 대해 아시는 분이 계셨는데, 이번에는 신청을 하지 않으셨다고해요. 다른 분들께 설명하고, 함께 제비하기 미션을 소개했어요. 물론 제비는 제비클럽 회원을 부르는 말이지만, 이렇게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제비가 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지금 이 게시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 또한 저는 제비라고 생각해요. 함께 제비 하기가 바로 모두가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 게 아닐까요?
이렇게 현재 진행 중인 화장품 용기 모니터링 요원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아직 신청기간이니 함께 해주실 많은 제비 여러분들과 환경에 관심을 가진 미래의 제비들까지. 2차 화장품 어택 이후에도 3차, 4차, 5차까지 그리고 그 뒤의 행보도 끝까지 지켜봐 주세요. 제비로 사는 동안 행복했고, 글을 쓰기 위해 좀 더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하게 되어 저에겐 정말 뜻깊은 한 달로 기억될듯합니다. 지금까지 제비로 잘 살았다! 제비클럽 4주차 미션 함께 제비 하기 미션 끝📌
+ 알맹상점의 재활용 회수센터가 자율제로 방식이 변경되었습니다, 저는 오늘 알맹상점에 방문한 김에 병뚜껑을 가져갔는데요. 병뚜껑이 담겨있는 봉투를 무게 달고, 어느 정도 봉투의 무게를 뺀 후에 직접 도장을 찍는 방법으로 바뀌었어요. 100g당 도장 1개예요! 175g이 나왔고 봉투 5g을 빼고 170이라서 도장을 두 개 찍어왔어요. 매니저님께 물어보니 110 정도만 되어도 도장은 두 개 찍어주신다고 합니다. 이번에도 열심히 모아 모아 예쁜 치약짜개를 얻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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